비포 투모로우'(Before Tomorrow : Canada, 2008)



평소 흥행성 위주의 블록버스터 영화를 보러다니던 마이드림...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만큼은  오락성이 철저히 배제된 영화, 현실 사회를 사실적으로 표현하며 그 속에 작가적 메시지를 담고자 한 영화, 한 번을 보더라도 두고두고 마음속에서 사라지지 않고 여운을 남기는 영화 등, 괜찮은 영화에 한번 푹 빠져보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그러나 하루도 채 가기 전에.. 지루한 영화를 견디는 일이 쉽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망설임은 영화제의 마지막 날까지 이어졌지만.. 인내심을 발휘하여 이번 기회가 아니면 언제 다시 이런 문화영화를 볼 수 있을까라는 생각 끝에 '비포 투모로우'를  보기로 결정하고 이 영화에 깊이 빠져드는 것으로 힘든 여정을 겨우 마치게 되었다.


넓은 대륙에 인구가 턱없이 적은 캐나다이지만 다양한 종족이 모인 특유의 다문화(Multiculture)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캐나다문화를 이해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International Premiere로 상연된 '비포 투모로우'(Before Tomorrow : Canada, 2008)는 날이 갈수록 인구 수가 줄어들고 있는 에스키모족의 문화를 배경으로 그들의 삶과 죽음이 주는 의미를 찾아가는 영화였는데,  예상한 그대로 진행이 느리고 스토리 구성이 단순한데다가  어둡고 침울한 장면의 연속이어서 두 눈을 부릅뜨고  끝까지 영화를 보는 동안 많은 인내심을 필요로 하였다.             


19세기 말, 행복하게 지내던 에스키모 부족의 파멸을 가져온 것은 문명의 이기였던 바늘이었다. 이 바늘은 백색공포의 상징적인 도구에 불과하다. 이 바늘에 대한 단순한 욕심이 엄청난 재앙을 가져올 줄은 아무도 알지 못했다. 바늘은 주인공 소년(에스키모 부족장의 아들로서 아홉 살의 나이로 험한 세상에서 할머니의 유일한 혈육으로 살아남아  함께 생활하면서 어른으로 급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나 극한 상황을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었고,  결과적으로 비극의 희생양이 되고 만다)과 할머니(에스키모 부족의 가장 연장자 중 한 명인 닝기우크,  겨울 대비를 위해 생선을 말리러 며느리, 손자와 함께 외딴 섬으로 떠났다가 며느리는 일찌감치 병으로 죽고  손자와 함께 연명하며 험난한 삶의 여정을 시작한다)를 제외한 가족, 친척, 이웃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가 버린다.  모든 희망과 행복이 사라져버린 것이다.  

 

  

모든 것을 순식간에 무너지게 만든 문명에 대한 무지, 그것은 자연인의 삶이 피할 수 없는 운명적인 한계였지만  그 댓가는 너무 엄청나고 심각하였다.  영화는 내게 나를 파멸의 길로 몰아가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하고 있었다.  또한 이 영화는 순수함과 단순함이 공동체를 이루어나가는데 꼭 필요한 것이라는 것도 시사한다. 자연에 대한 무지,  문명에 대한 무지가  어느 순간 내게 찾아와 나의 순수함과 단순함을 오염시킬 수 있을지라도  내 스스로 먼저 나의 순수함과 단순함을 포기해서는 안된다는 사실도 일깨워주었다. 용기 있고 자상한 할머니가 삶에 지친 모습으로 마지막 여름날의 행복했던 시절을 떠올리면서  단꿈을 꾸며 자고 있는 손자와 동면의 최후를 택하는 마지막 장면은 에스키모적인 삶에서 죽음은 시작과 끝의 동일함을 보여주는 비장미가 넘치는 미장센이었다.

 

 

이 영화가 말해주고 싶어하는 멧세지는 삶과 죽음은 생명체에 공존하는 똑같은 현상이라는 점, 비록 발전된 문명과 단절된 고립된 자연인들도 그들대로 사회를 형성하고 문화를 누리고 있다는 점, 문명의 이기와 탐욕 때문에 자연인의 순수함이 사라지고, 결국 치명적인 결과를 낳게 되었다는 것~! 그리고 아무리 평화로운 자연이지만 인간은  결코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다는 것, 인간적인 삶의 진정한 모습은 서로간의 사랑과 이해라는 것.. 자연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지혜와 용기가 필요하며, 자연이 주는 혜택에 감사해야 한다는 것, 죽음은 삶의 연장선에 있고 결국 누구나 다 자연으로 돌아가게 되고.. 현실에서 일어나는 소유와 재물에 관한 다툼은 모두 부질없다는 점, 한 마디로 물욕에 사로잡혀 치열한 경쟁사회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지금의 나에게 자연으로 돌아가 자연과 더불어 순수하게 살아가라는 의미를 깨닫게해준 영화였다.



 

                               영화감독 / Marie-helene Cousineau
 



마리-엘렌 쿠지노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태어나 도시에서 줄곧 학창생활을 하였다. 아이오와대학을 졸업했으며, 몬트리올 콩코디아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한 경력도 있다. 그녀는 1990년대 초반부터 북미 이누이트 커뮤니티인 이글루릭과 연계하여 ‘아르나이트 비디오 워크숍’을 창설한 이래 현재까지 코디네이터/트레이너/프로듀서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북미와 유럽 전역에 걸쳐 자신의 비디오 아트 작업도 전시해오고 있다.
 

   

 매들린 피우주크 이발루 / Madeline Piujuq Ivalu

 

매들린 피우주크 이발루는 <아타나주아>에 출연한 배우이자 뮤지션, 스토리텔러, 작가로서 활동하고 있으며, ‘아르나이트 비디오 워크숍’을 이끌어가는 이들 중의 한 명이다. 이발루는 가장 적극적인 목소리의 이글루 여성 대변인으로서 캐나다 이누이트 여성 단체인 파우크투티트를 대변하고 있다. ‘비포 투모로우’에서 할머니 닝기우크 역을 맡아 스토리텔링형 연출을 훌륭하게 소화해내고 있다.

 

Posted by 마이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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